◯박광온 위원 네 분 선생님들, 고생 많으십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지요. 위기다, 저는 위기라는 표현보다 비상상황이다 이렇게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또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그것이 서로 상호작용을 해서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간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세은 교수님께, 제가 발표문을 보니까 아까 말씀 안 하신 내용 중에, 그러니까 미국의 1950년대 또는 대공황 때의 얘기를 써놓으셨더라고요. 그때 강력한 누진세제를 도입했다 하는 얘기하고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이 50년대 90%까지 갔었는데 세율이 높을수록 성장률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전혀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하고 설명을 하셨어요.
좀 더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진술인 정세은 아시다시피 대공황 직후에 실업률이 당시에 25% 가까이 되기도 하고 경제가 아주 안 좋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그때 케인즈적 복지국가라고 해서 패러다임 전환이 있었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대규모의 재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때 아주 누진적인 소득세율 강화가 있어서……
이게 중요한 지적이신데요. 이것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38페이지의 그림6을 보시면 상위 1% 소득 비중의 국제비교를 아주 장기적으로 해 놓은 것이 있습니다.
이게 보면 1943년까지 상위 1%의 소득 비중이 19% 이상을 넘어서 20% 이렇게 높았는데 대공황이 생겨나고, 발발하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누진적인 소득세를 대폭 강화하고 도입하면서 상위 1% 소득 비중이 확 줄었습니다. 분배가 개선이 됐거든요. 그리고 이런 돈을 가지고 여러 가지 재정지출사업, 복지사업 이렇게 해서 경제성장률도 올라가고 장기 호황이 한 30년 정도 지속이 된 것 같습니다.
◯박광온 위원 거기까지 말씀하시고요.
그러면 지금 우리가 지난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법인세율도 깎아 주고 투자를 촉진하겠다, 그래서 고용을 늘리겠다 했는데 사실 결과는 기대한 만큼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심화됐을 수도 있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과만 놓고 얘기하면 어쨌든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요.
지금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간의 투자를 기대하거나 고용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냐, 아니면 우리가 재정투자를 더 강화해야 될 상황이냐, 미국의 대공황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우리 경제가 비상상황이라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되는지……
◯진술인 정세은 지금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투자를 하겠거니 저도 그렇게 기대를 하는데 유보금을 쌓아 두고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고 투자를 하더라도 그것이 실물투자가 아니라 금융자산투자인 것은 확실하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사실 지금 부산 이런 지역에서 구조조정 많이 일어나고, 그다음에 개성공단 문 닫히면서 개성공단 기업들도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거든요.
그래서 기업을 살리는 길 중의 하나가 재정지출을 그런 쪽으로 쓰는 것도, 실업자들 그다음에 중소기업들 위해서 돈 쓰는 것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광온 위원 그러니까 미국이 1950년대에 그런 정책을 펴서 지금 어쨌든 미국이 오늘의 기틀을 다졌는데 레이거노믹스를 펴면서 사실은 점점 어려워지는 길로 들어섰다는 평가를 제가 본 적이 있어요.
그것에 동의하시나요?
◯진술인 정세은 예, 그런 편입니다.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졌다, 80년대 이후에. 미국 같은 경우에 아까 그 표, 동일한 표인데요.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성장률은 정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박광온 위원 그러니까 지금 기업들이 투자를 못 하는 게 그동안에는 수출에 의존을 해 왔는데 수출시장이 과거와 같지 않은데 내수가 받쳐 주지 않으니까 투자를 할 만한 게 없는 거지요, 사실은. 내수가 안 되는 이유는 지금처럼 양극화가 심화되어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 구매력이, 가처분소득이 형편없이 낮아진 이유가 아니냐, 그래서 투자를 못 하고 있는 것 아니냐, 결국 그것은 우리 정부의 어떤 경제정책 기조에도 문제가 있고 기업들의 장기 전망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가, 그게 서로 상호작용을 해서 이런 악화된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요.
◯진술인 정세은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그런데 기재부가 잘못 생각하는 것 중에……
말씀드려도 될까요?
◯박광온 위원 예, 말씀하세요.
◯진술인 정세은 기재부가 잘못 생각하는 것 중에, 2060 장기재정전망을 보면 한국 경제가 지금 투자율이 낮은데 향후에 더 낮아질 것이다 이렇게 예상을 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면 가계가 너무 저축을 안 해서 투자할 돈이 없어서 투자를 안 한다 이렇게…… 그러니까 투자할 돈이 없어서 투자를 안 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편인데요. 문제는 뭐냐? 가계가 왜 저축을 안 하냐? 그것은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할 돈이 없느냐? 기업에 이미 유보이윤이 많이 쌓여 있다, 그러니까 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 이유는 가계가 저축을 안 해서 투자를 안 한다기보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가계가 소득이 없어서 소비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박광온 위원 그래서 제가 아까, 소득세만을 놓고 얘기하면 이것은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소득세를 안 내는 분들이―근로소득세지요―48% 되는데 상속세 안 내는 분이 98%입니다. 증여세 안 내는 분이 50%가 넘고요.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전체적으로 이자소득, 배당소득 다 따져서 이것을 같이 봐야 되는데 소득세만 놓고 보거나 또는 법인세만 놓고 봐서는 결코 답이 없다 하는 그런 생각을 점점 갖게 됩니다.
그러나 어쨌든 저희들이 얘기하는 것은 지금까지 성장해 온 대기업과 초고소득자들이 우리 사회의 사회적 자산, 인적 자산을 많이 활용했다는 겁니다. 그것을 이제는……
이 공동체가 이렇게 어려운 위기에 빠져 있으니 우선 그분들이 힘을 더 보태야 된다 하는 그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저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그런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지 이 문제를 그냥 숫자를 놓고 이렇게저렇게 하는 것은 저는 해법에 이르기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의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이 과연 뭐냐 하는 데서부터 출발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위원장 조경태 박광온 위원님 수고하셨습니다.